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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7 오후 2:18:
제목 롯데건설의 '반칙패'…재건축조합 소송서 '패소'

롯데건설의 '반칙패'…재건축조합 소송서 '패소'

'능곡연합재건축'사업무산 책임, 19억 대여금배상 판결

이호정 기자 (ceosc@ceoscoredaily.com) 2014.09.19 08:45:50

롯데건설(대표 김치현)이 고양시 능곡연합재건축 조합에 얕은 수를 부리다 최근 패소당해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롯데건설이 2009년 이곳 조합의 시공자로 선정되며 공사도급계약서에 명시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어겼음에도 시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적반하장’ 식 행태를 보이다 제소를 당한 것.
 

특히 이곳 조합이 부동산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는 롯데건설의 요구를 두 번이나 수용했던 것을 감안할 때, 패소 직후 롯데건설이 항소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칙 논란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능곡연합재건축 조합은 최근 롯데건설을 상대로 밀린 조합운영비 및 사업비 등 20억 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대여금 등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번 소송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법 제16민사부(재판장 이정호 판사)는 “건설사는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일부 조합운영비를 제외한 사업추진비 전액을 조합에 지급해야 한다”며 “20억 원 중 19억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

▲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


앞서 능곡연합재건축 조합은 2008년 쌍용건설에 이어 벽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으나 협상과정에서 의견차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2009년 9월 롯데건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세 번째 시공자로 선정됐다.

당시 롯데건설 L부장은 시공자로 선정되자 단상에 올라 “최고의 명품아파트를 만들어 능곡연합 건축 조합원들의 자부심과 롯데건설의 자존심을 높이 세우겠다”며 “모든 역량과 노하우, 신뢰, 열정을 능곡연합 재건축에 쏟아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롯데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된 후 능곡연합재건축조합은 2010년 사업시행변경인가를 획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관리처분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던 롯데건설이 부동산 경기침체 및 전체조합원 541명 중 4분의 1에 달할 만큼 과도한 현금청산자(180여 명)로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

첨예한 대립이 끝에 1년여를 허송세월했고, 결국 롯데건설의 제안을 조합이 수용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했다. 

롯데건설 제안은 145
로 설계돼 있는 물량을  79㎡ 및 109㎡로 변경해 현금청산자를 최소화하자는 것.

능공연합재건축조합은 어떻게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롯데건설의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조합원들의 바람은 또다시 물거품 되고 말았다. 월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운영비를 1000만 원으로 삭감한 후, 지난해 2월부터는 아예 대여금 지급을 끊어버린 것이다.


또 사업추진을 위해 조합에 지급하기로 했던 대여금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다. 대여금은 통상 공사도급계약서에 명시하는데, 조합은 이 자금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발생한 설계비와 정비업체 용역비 등을 지급한다. 


능곡연합재건축 정세창 조합장은 “롯데건설이 설계변경 등을 할 경우 사업정상화하겠다고 밝혀 요구를 수용했지만 대여금과 사업비 등까지 끊어가며 사업을 지연시켰다”면서, “이에 조합원들이 롯데건설 본사 앞에서 농성도 하고 수차례 내용증명도 보냈으나 미동도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제소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롯데건설이 일방적으로 계약사항을 어겼음에도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떠오를 만큼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롯데건설은 이번 소송에서 “지난해 10월 조합이 도급계약 해제 안건을 주민총회에서 통과시킨 만큼 대여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재판부의 판단 하에 관련 주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10월에 도급계약 해제 안건 통과 여부와 별개로 대의원회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고, 롯데건설이 시공자 지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만큼 대여금 및 사업비를 지급해야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더욱이 2011년 8월 능곡연합재건축조합의 정기총회에서 당시 롯데건설 담당자는 “선정된 안건대로 설계변경 및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득해 관리처분까지 지체 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며 사업이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까지 한 바 있다.

따라서 법조계에서는 롯데건설이 일방적으로 계약 사항을 지키지 않아 사업지연 등의 귀책사유가 발생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다원 정민성 대표변호사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워낙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상당수 조합이 대여급 등을 받지 못했다”며 “법률적으로 계약행위가 이뤄진 만큼 당연히 주는 것이 맞고 대전에서 유사한 판결이 지난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건설 측은 여전히 자신들의 정당성을 변호하기에 바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능곡연합재건축조합의 경우 사업성이 좋지 않은 사업장이다 보니 지연이 된 측면이 있다”면서, “항소를 결정한 것은 대여급 및 사업비를 지급할 경우 실제 사업에 사용될 가능성이 낮아 공탁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능곡연합재건축 현장 모습.(DB)

▲ 능곡연합재건축 현장 모습.(DB)


한편 이번 소송으로 시공자를 선정하고도 대여금 및 사업비를 받지 못하는 상당수 조합들이 유사 소송을 제기할 공산이 커졌다.

통상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주체인 조합은 자체적인 자금이 없다보니 돈줄을 쥐고 있는 건설사에 사업비와 대여금 등을 받아 추진한다.

반면 건설사들은 설계변경 등을 통해 자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대여금 및 사업추진비 지급 중단 등의 방법으로 '조합 길들이기'에 나서는 경우가 왕왕 있다.

부동산컨설팅 전문업체인 스마트마이 신대성 대표는  “초창기에는 사업 주최인 조합이 갑(甲)이고 시공자가 을(乙)이지만, 사업이 진척될수록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여금 및 사업비 지급중단 등으로 조합을 길들이는 것은 해묵은 방법"이라면서도, "효과가 확실해 건설사들이 이제껏 많이 사용했는데, 이번 판결로 더이상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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